구름이가 온 첫날, 저는 온 가족을 불렀어요. 다들 번갈아 안아보고 사진 찍고 이름을 불렀죠. 그날 밤 구름이는 소파 밑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애한테는 낯선 거인 여섯 명이 돌아가며 들어 올린 날이었던 거예요. 그때 몰랐던 것들을 정리합니다.
첫날의 원칙은 조용히, 천천히, 강아지가 먼저 다가오게입니다. 손님 초대, 목욕, 억지로 안기, 사료 바꾸기, 아이들과 단둘이 두기, 밤에 다른 방에 격리하기, 실수했다고 혼내기. 이 일곱 가지만 피해도 적응이 며칠은 빨라져요.
강아지 입장에서 첫날은 납치에 가까워요. 엄마와 형제, 익숙한 냄새와 소리가 모두 사라지고 낯선 곳에 혼자 놓인 날이거든요. 이날 보호자가 할 일은 뭔가를 해주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겁니다.
| 하지 말 것 | 왜 | 대신 할 것 |
|---|---|---|
| 손님 초대 | 낯선 사람이 많을수록 공포가 커짐 | 첫 일주일은 가족만, 한 사람씩 천천히 |
| 첫날 목욕 | 익숙한 냄새까지 씻겨 나가 불안 극대화 | 냄새가 심해도 일주일 뒤에, 물수건으로 발만 |
| 억지로 안기 | 도망칠 수 없는 상태가 제일 무서움 | 바닥에 앉아 강아지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기 |
| 사료 바꾸기 | 환경 변화에 사료까지 바뀌면 설사 | 원래 먹던 사료 그대로, 바꾸려면 2주 뒤 7일 전환 |
| 아이와 단둘이 두기 | 아이의 흥분이 강아지에겐 위협 | 어른이 옆에서 조용히 만지는 법을 알려주기 |
| 밤에 다른 방에 격리 | 혼자 우는 첫 밤이 분리불안의 씨앗 | 켄넬을 침실 근처에, 소리가 들리는 거리로 |
| 실수했다고 혼내기 | 첫날 배변 실수는 당연, 혼나면 숨어서 함 | 조용히 치우고 패드 위치를 알려주기 |
※ 이름을 새로 지었다면 첫날부터 불러도 되지만, 부를 때마다 좋은 일(간식, 쓰다듬기)이 따라와야 이름이 좋은 소리로 각인됩니다.
대부분 셋 중 하나예요. 구석에 숨어 안 나오거나, 여기저기 냄새 맡으며 돌아다니거나, 반대로 너무 흥분해서 뛰어다니거나. 셋 다 정상입니다. 숨는 아이는 그냥 두시고, 돌아다니는 아이는 위험한 것만 치워두고 두시고, 흥분한 아이는 놀아주지 말고 조용히 있어주세요. 흥분을 받아주면 첫날의 흥분이 기본값이 됩니다.
이건 키우면서 배운 건데, 첫날 밥을 안 먹는 건 거의 항상 정상이에요. 물만 마시면 괜찮습니다. 이틀째 저녁까지 안 먹으면 그때 병원에 문의하세요.
첫날의 어리둥절한 얼굴은 딱 하루만 볼 수 있습니다. 소파 밑에서 눈만 내놓은 첫날 사진을 킁킁에 올려두면 게시물에 날짜가 남아서, 1년 뒤 같은 소파에 배 깔고 자는 사진과 나란히 볼 수 있어요. 단, 플래시는 끄고 멀리서 찍으세요.
오늘 모습 사진 남기기 →강아지가 스스로 방석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적응이 시작된 거예요. 이때부터 이름을 부르고 간식을 주며 손과 친해지게 하세요. 안는 건 강아지가 먼저 무릎에 올라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구름이는 사흘째 밤에 처음 제 발 옆에서 잤어요.
집 안 소리에 익숙해지면 청소기, 초인종, 드라이기 같은 큰 소리를 하나씩 멀리서 들려주세요. 패드 성공률이 반을 넘기면 칭찬을 더 크게. 밥을 정상적으로 먹기 시작하면 병원에 데려가 첫 건강검진을 받으세요.
이때부터 가족 아닌 사람을 한 명씩 소개하고, 접종이 끝난 아이라면 집 앞 짧은 산책을 시작합니다. 첫날 하지 말라고 한 것들이 대부분 이 시점엔 괜찮아져요. 다만 목욕은 2주 뒤가 안전합니다.
첫날 실수했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저처럼 온 가족을 불렀어도 구름이는 잘 자랐습니다. 강아지는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고, 보호자가 다음 날부터 조용해지면 금방 따라옵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입니다. 같은 견종이라도 개체 차이가 크고, 건강과 관련된 판단은 동물병원과 상의하세요.